Friedrich Becker SP - Sankt Paul Spatburgunder Grosses Gewachs 2006

프레드리히 베커는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팔츠(Pfalz)의 슈바이겐(Schweigen) 마을을 기반으로 한 독일 최고의 피노누아 생산자입니다. 베커 가문은 사실 포도 재배보다는 여러 세대에 걸쳐 가축 사육과 과일 재배를 해왔으나 20세기 중반 팔츠 숲 가장자리에 위치한 경사면이 포도 재배에 있어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는 사실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사업에 뛰어들어 1973년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포도나무와 여우가 그려진 라벨이 부착된 첫 빈티지의 와인을 출시했습니다. 오늘날 빌헬름 베커(Wilhelm Becker)가 이끌고 있는 프레드리히 베커는 현대적인 설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의 공정은 수작업으로 행해지는 전통 방식을 이어오고 있으며, 유명 와인 가이드 잡지인 고-미요(Gault-Millau)로부터 독일 최고의 와이너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이들의 피노누아가 여러 차례에 걸쳐 독일 최고의 레드 와인에 선정되면서 팔츠 지역 피노누아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이들 소유의 포도밭은 약 28.3헥타르로 팔츠 숲 가장자리와 프랑스 알자스 양쪽에 자리하고 있어 독일과 프랑스 양쪽 국경을 넘나들며 재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알자스의 남쪽 비셈부르크(Wissemburg)에 있는 옛 베네딕토회 수도원의 이름에서 유래한 상크트 파울은 부르고뉴로 비유하자면 그랑 크뤼 등급에 해당하는 VDP 그로세 라게(Grosse Lage) 등급의 남향 경사면 구획으로 20~30cm의 점토와 양토 표토와 두꺼운 석회석 하층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확된 포도는 줄기를 제거한 다음 개방형 오크 발효조에서 2~3주간 발효 후 부드럽게 압착한 뒤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8개월간 숙성을 거치며 병입시 별도의 청징이나 여과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독일의 2006 빈티지는 따뜻한 봄 날씨로 인해 발아와 개화가 모두 빠르게 진행됐으며 6월과 7월에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성 폭풍우와 심각한 우박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8월의 시원하고 습한 날씨가 숙성 속도를 적당히 늦춰줬지만 9월부터 10월까지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불필요한 귀부병(botrytis)에 걸린 포도가 생겨남에 따라 모젤과 나헤, 라인가우북부 지역의 포도밭은 조기에 수확이 진행됐습니다. 혼재된 날씨가 수확량 감소와 포도 품질의 불균형을 초래했지만 제 시기에 수확한 포도의 경우 좋은 품질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클래식한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졌습니다.